18~19세기 유럽 귀족사회에서는 `그랜드 투어(Grand Tour)`란 것이 인기였다. 자녀들을 유럽 대륙 곳곳으로 보내 현장에서 지식과 교양을 쌓도록 한 체험학습이었다. 그 그랜드투어 경로에서 빠지지 않았던 곳이 바로 이탈리아다. 짧게는 수 개월부터 길게는 몇 년까지 이어졌던 그랜드 투어는 피렌체와 베네치아를 거쳐 로마에서 막을 내리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 로마 : 고대 제국의 영광이 여기에 = 기원전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유럽문화의 모태로 칭송받고 있는 로마. 대문호 괴테는 " 로마에 도착한 날은 내게 제2 탄생일이자 진정한 삶이 다시 시작된 날"이라 말하기도 했다. 고대 로마인들의 혼을 느껴보고 싶다면 제일 먼저 포로 로마노로 달려가 보자.
이곳은 로마시대 주요 기관들이 밀집해 있던 지역이다. 한 가운데에는 카이사르 신전이 자리하고 있다. 수많은 어록과 흥미로운 뒷이야기를 남긴 카이사르인지라 지금도 신전에는 관광객들이 남기고 간 꽃다발이 가득하다. 이 밖에도 원로원, 개선문, 새턴신전, 베스타신전 등 다양한 유적들이 남아 있다.
로마하면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콜로세움이다. 삶과 죽음을 놓고 검투사들이 치열한 싸움을 벌였던 현장이다. 5만여 명의 관람객을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규모로, 고대 로마 유적지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옛 로마인의 종교관을 엿볼 수 있는 판테온은 기원전 27년에 건립됐다. 본래는 로마시대 모든 신에게 봉헌하기 위해 세워진 신전이었으나 609년 성모마리아와 그리스도교 순교자들을 위한 성당으로 새로 태어났다.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판테온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둥근 천장과 청동문은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 피렌체 : 화려하게 피어난 르네상스의 꽃 = 이탈리아 중부에 위치한 피렌체는 14~15세기에 걸쳐 화려하게 꽃을 피운 르네상스의 중심지다. 두오모광장을 중심으로 두오모성당과 산지오바니세례당, 우피치미술관에 이르기까지 아름답고 감각적인 볼거리가 가득하다.
피렌체를 대표하는 두오모성당은 시내 어디에서나 눈에 띈다. 정식 명칭은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로 `꽃의 성모`를 뜻한다. 내부를 장식하고 있는 모자이크가 오묘하고 신비롭기로 이름 높다. 돔에 올라가면 피렌체 시내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1444년에 착공된 메디치궁은 르네상스 건축양식을 그대로 보여준다. 옛 생활상을 보여주는 고촐리의 프레스코화가 예배당에 남아있으며, 1층 중정 오른편에는 루카지오르다노 미술관이 있다.
르네상스 예술의 정수를 만나보고 싶다면 우피치미술관으로 향해보자. 그리스ㆍ로마시대 조각을 비롯해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보티첼리 등 르네상스 거장들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 베네치아 : 낭만 넘치는 해상공화국 = 물의 도시 베네치아는 유서 깊은 항구도시다. 비잔틴의 지배를 받으면서 해상무역 중심지로 성장했으며 십자군 원정을 계기로 동부 지중해 영역까지 세력을 확장했다. 베네치아 구시가지에서 지난날 번성했던 해상공화국의 흔적을 만나볼 수 있다.
그중 반드시 들러봐야 할 곳은 산마르코성당이다. 내부에 금빛 찬란한 모자이크가 있어 `황금의 교회`라 불린다. 성당 바로 앞에 있는 산마르코광장은 유럽에서 가장 큰 광장 중 하나로, 갈릴레오가 광장중앙 종탑 캄파닐레에서 천체 관측을 했다고 한다.
베네치안 고딕양식의 대표 건축물인 두칼레궁전도 놓칠 수 없다. 백색과 분홍색 대리석이 건물 외관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다. 안뜰에는 르네상스식 멋진 조각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실내는 황금계단, 안티콜레지오, 접견실, 투표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항공=대한항공, 이탈리아항공에서 인천~로마 직항편을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약 12시간.
△오페라=이탈리아는 오페라의 발상지이자 본고장이다. 밀라노 라스칼라, 로마 오페라 극장, 피렌체 코무날레 극장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다. 오페라 시즌은 보통 10월부터 다음해 6월까지.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인터넷 예매가 가능해졌다.
△파니니=이탈리아식 샌드위치 `파니니`는 가벼운 점심으로 먹기에 좋다. 시금치, 달걀, 모차렐라 치즈, 토마토가 들어간 `카플레세 파니니`와 생햄이 들어간 `프로슈토 파니니`가 대표적이다. 커피 한 잔 곁들이는 것도 잊지 말자. 이탈리아에서는 커피라고 하면 `에스프레소`를 가리킨다.
△쇼핑=이탈리아는 세계 유명 브랜드의 본거지이기도 하다. 세일기간이 되면 전 세계에서 몰려든 쇼핑객들로 상점가는 언제나 만원을 이룬다. 이탈리아 각 지역 특산물을 구입해 보는 것도 좋다. 피렌체는 질 좋고 튼튼한 가죽제품으로, 베네치아는 유리세공품으로 특히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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