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30일 일요일

빈 여행의 즐거움 호이리게

독일을 대표하는 술은 맥주다. 대도시 번화가는 물론이고 작은 마을 어느 곳을 가더라도 그 지방 특유의 맥주를 맛볼 수 있다. 그런가 하면 프랑스 사람들은 와인을 즐겨 마신다. 레스토랑을 예약할 때도 음식보다 좋은 와인을 마실 수 있는 곳을 선택할 정도다. 독일과 프랑스의 영향을 많이 받은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평소에 맥주와 와인을 골고루 마신다. 하지만 햇 와인이 나오기 시작하는 시기에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세계 각국의 수많은 `보졸레 누보` 마니아들이 올해 프랑스 와인을 손꼽아 기다리듯 오스트리아 사람들도 그들의 햇 와인을 기다린다. 오래 숙성돼 깊은 맛을 내는 와인과 달리 약간 상큼한 맛을 내는 풋풋한 새 와인의 독특한 맛을 기다리는 것이다. 여행자들에게는 빈에서 햇 와인을 맛보는 일 역시 좋은 추억 가운데 하나다. 바쁜 일정이지만 잠시 시간을 내 햇 와인을 마실 수 있는 호이리게를 찾아가보자.

빈 하면 일반적으로 가장 먼저 왈츠와 커피가 떠오른다. 하지만 진정한 멋을 아는 여행자라면 결코 호이리게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그만큼 호이리게는 빈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물 가운데 하나다. 호이리게는 합스부르크왕조의 마리아 테레지아 그리고 그의 아들 요셉2세와 깊은 관련이 있다. 크고 작은 전쟁으로 인해 와인 생산량이 많이 줄어들자 테레지아는 세금 부담을 줄여줬고, 요셉2세는 와인 생산자들에게 직접 만든 음식과 와인을 함께 팔 수 있는 권리를 줬다. 이처럼 수백 년 역사를 지닌 호이리게에서는 지금도 예전과 똑같이 포도밭 주인이 직접 만든 와인과 음식만 팔고 있다.

따라서 호이리게를 찾은 여행자들은 다소 투박하지만 편안한 분위기에서 와인을 마시며 빈의 소박하고 낭만적인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호이리게는 빈 근교 하일리겐슈타트와 그린칭 등에 밀집돼 있는데 집 앞에 소나무나 전나무 가지가 걸려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호이리게는 빈의 서민적인 정취가 물씬 풍기는 일종의 선술집이다. 대부분 빈 외곽의 포도원 옆에 자리잡고 있는데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햇 와인만 파는 술집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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