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4일 목요일

가을 밤 볼만한 오페라 4選

가을로 접어들면서 오페라 팬들의 가슴이 설레고 있다. 4일 국립오페라단의 초연작 '맥베드' 개막을 시작으로 크고 작은 오페라 무대가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10월과 11월에 공연될 주요 오페라 작품들을 정리했다.


◇국립오페라단의 '맥베드'

이탈리아 최고의 오페라 작곡가로 추앙받는 주제페 베르디가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중 하나로 꼽히는 '맥베드'를 동명의 오페라로 만든 작품이다.

11세기 스코틀랜드를 배경으로 권력의 암투와 이를 둘러싼 비극을 그리고 있다.기술적으로 다양한 장면전환 등 규모가 방대해 자주 공연되는 오페라가 아니며 국립오페라단으로서는 초연 작품이다. 국내 무대에서는 10년 전 서울시오페라단이 공연한 적이 있다.

이번 공연의 최대 특징은 이탈리아 라 스칼라, 영국 코벤트 가든, 뉴욕 메트로폴리탄 등 세계적인 오페라 무대에서 관현악을 지휘해온 마우리치오 베니니가 지휘자로 참여한다는 점이다. 이번에 그가 지휘할 관현악단은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다. 연출은 국립오페라단과 '시몬 보카네그라', '투란도트' 등 여러 작품에서 이미 호흡을 맞췄던 울리세 산티키가 맡는다.

주인공인 맥베드 역은 세계 주요 극장에서 활동중인 루마니아 출신 바리톤 알렉산드루 아가쉐와 유동직이 번갈아 맡는다. 또 맥베드 부인 역도 헝가리 출신 소프라노 조르지나 루카스와 서혜연, 방코 역은 베이스 김진추와 함석헌이 각각 더블 캐스팅됐다.

국립오페라단은 "지휘자 베니니가 참여하는 오페라 음악도 기대되는 부분이지만방대한 줄거리를 담기 위한 장면 전환 등 무대 연출도 볼 거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10월 4∼8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평일 오후 7시30분, 토.일요일은 오후 4시.1만∼15만원. ☎02-586-5282.


◇성남아트센터의 '낙소스 섬의 아리아드네'

독일 낭만주의 시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대표적인 오페라 작품으로 희극적인요소가 강하다. 국내에서는 초연작이다.

오스트리아의 극작가 후고 폰 호프만스탈이 몰리에르의 희곡 '평민귀족'을 바탕으로 쓴 대본에 맞춰 음악을 작곡했다.

전체 2막인 이 작품의 첫번째 막의 줄거리는 어느 부자 집에서 오페라 '아리아드네'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부자는 이 오페라가 흥을돋우지 못한다는 이유로 즉흥극 광대들이 오페라에 함께 출연하도록 한다.아리아드네는 그리스 신화에서 적국인 아테네 왕자 '테세우스'에게 반해 조국 크레타를 배반한뒤 테세우스에게 버림받아 낙소스 섬에서 절망에 빠져 살다가 바쿠스(디오니소스) 신의 아내가 된 왕녀다.

두번째 막에서는 버림받은 아리아드네가 탄식하는 심각한 장면에서 느닷없이 광대들이 등장, 오페라와 상관없는 즉흥극을 벌이는 이야기가 펼쳐진다.연극과 현실, 과거와 현재, 숭고한 세계와 세속적인 세계, 여자의 상반된 두가지 속성 등이 섞여진 기발한 작품이다.

아리아드네 역은 소프라노 조경화와 김은애, 체르비네타역은 소프라노 신윤정과석현수가 각각 번갈아 맡는다.

10월 11∼14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평일은 오후 7시 30분, 토.일요일은오후 5시. 3만∼10만원. ☎031-783-8000.


◇서울시오페라단의 '가면무도회'

작고한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자서전에서 가장 좋아하는 비극 오페라로 베르디의 '가면무도회'를 꼽았을 정도로 테너들에게는 최고의 오페라 작품중 하나다.

'스웨덴 국왕 구스타프 3세 암살 사건'이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지만 작곡 당시에는 이탈리아가 프랑스 나폴레옹 3세의 치하에 놓여있어 대본이 검열을 통과하지 못했으며 결국 베르디는 작품 배경을 스웨덴에서 영국 지배하에 있던 17세기 미국 보스턴으로, 구스타프 3세는 보스턴의 총독 리카르도로 각각 바꿔 초연했다.

서울시오페라단의 이번 공연의 특징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스웨덴을 배경으로 한, 원작 그대로 공연될 예정이라는 점이다.이탈리아 '라 스칼라' 무대에 주역으로 발탁된 테너 이정원 등이 구스타프 3세역으로 출연하며 아멜리아 역은 소프라노 김인혜, 나경혜, 김은주 등이 번갈아 맡을예정이다.

11월 1∼4일 오후 7시 30분(토요일은 오후 3시까지 2차례 공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2만∼12만원. ☎02-399-1783.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극장 프로덕션 '라 트라비아타'

한국오페라단이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오페라 연출가 피에르 루이지 피치와손잡고 지난 5월 '리날도'를 시작으로 진행중인 '피치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마련된공연이다.피치가 연출해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극장에 올렸던 '라 트라비아타'를 무대와 의상, 소품까지 공수해 당시 무대를 재현한다.

한국오페라단 박기현 단장은 "레알 마드리드 극장의 무대 등을 그대로 옮겨 당시 분위기를 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리날도 때처럼 여성들의 상반신 노출 등도 자연스럽게 전개될 예정이다. 2개로 분할된 무대, 2막1장까지는 화려한 무대 중심으로 전개되다가 2막2장부터인물 중심으로 흐름이 바뀌는 극 전개 등도 특징이다.

주인공인 비올레타 역은 러시아 출신의 소프라노 이리나 룽구와 스페인의 주요 극장에서 '라 트라비아타'에 출연한 엘레나 로씨가 번갈아 맡고 알프레도 역은 테너제임스 발렌티와 안드레아 까레로가 더블 캐스팅됐다.극의 흐름에 맞춰 준수한 외모의 주인공들이 기용된 셈이다.

11월 15∼1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3만∼31만원. ☎02-587-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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