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24일 수요일

라인 강을 따라 떠나는 독일 와인 여행

라인 강 따라, 놓치면 안 될 4개의 도시, 쾰른

이제야 알았다. 독일의 라인 강을 여행해야 하는 이유는 웬만큼 감성적이지 않고는 알기 어려운 ‘라인 강의 낭만’ 때문이 아니다. 괴테가 사랑했던 화이트 와인, 영겁의 세월을 견뎌낸 고성 호텔의 우아함이었다. 독일의 포도가 농염한 빛깔을 내뿜는 10월, <프라이데이 콤마>에서는 와인과 고성을 따라 떠나는 라인 강대탐사를 기획했다.
최고급 유기농 쌀에 12첩 반상이 좋다 해도 매일 먹으면 한번쯤 라면이 그리운 법. 지금까지 계속 와인만 마셨으니 맥주로 입가심을 해줘야 할 터. 사실 작은 도시의 향토 음식과 풍경, 여유로운 노후를 즐기는 여행객들이 지겨울 때도 됐다. 그럴 때 쾰른으로 향한다.

쾰른은 우리에게 네덜란드, 벨기에, 독일을 잇는 교통의 요지로, 그로테스크한 형체의 쾰른 대성당으로 유명한 곳이다. 실제 독일인들에게 어떤 이미지인지 물어보니 29세의 화끈녀는 ‘예술의 도시’라 했고 24세의 섹시남은 ‘파티의 천국’이라 했다. 나는 여기에 ‘독일에서 가장 활기차고 호의적인 사람들’을 덧붙인다. 쾰른의 낮과 밤, 이렇게 즐긴다.

웰컴카드와 함께 미술관 유람

올해는 ‘독일 미술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쾰른 아트페어-카셀도쿠멘타-뮌스터 조각 프로젝트 등 올해에만 큰 미술 행사가 3개나 열렸다. 그 중에서도 쾰른은 아트 페어가 탄생한 도시답게 세계 최고 갑부들이 미술품을 사기 위해 몰려드는 곳이다. 다양한 장르와 시대를 대표하는 10개의 미술관과 수십 개의 갤러리 중 꼭 추천해야 할 곳은 루트비히 박물관Museum Ludwig다.

20세기 이후의 현대미술만 전시하는 미술관으로 국내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는 독일 표현주의나 세계 팝아트의 명작을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아티스트라면 워홀, 리히텐슈타인, 백남준, 키르히너, 베크만, 칸딘스키가 있고 피카소 작품도 다양하게 소장하고 있다. 현대에서 가장 위대한 사실주의 작가로 칭송받는 프랑스 화가 발튀스의 특별전이 11월 4일까지 진행된다. 최소 반나절의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그 외의 박물관이나 갤러리는 각자의 취향과 스케줄에 따라 고르는데 쾰른의 박물관 웹페이지인 www.museenkoeln.de를 참고하며 여러 미술관에 갈 경우 입장료의 10~40%를 할인해주는 쾰른 웰컴카드를 구입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디자인에 관심이 많다면 웹페이지에는 없지만 디자인 관련 갤러리들이 밀집하고 있는 클로드비히 플라츠 주변에 주목할 것. 가브리엘르 암만Gabrielle Ammann 디자이너 갤러리는 필립 스탁과 함께 최고로 손꼽히는 론 아라드의 의자 작품을 전시한다. 이 작품 중에는 갤러리의 허락하에 <프콤>의 멋진 한글이 남져겨 있다. 잠들지 않는 활기찬 밤거리

흐린 날이라면 쾰른의 낮에 실망했을 것이다. 라인 강은 잿빛이고 시꺼멓게 먼지를 뒤집어쓴 쾰른 대성당은 칙칙하다 못해 음울하다. 그러나 밤은 기대해도 좋다. 해가 떨어지면 쾰른 대성당은 푸른 조명을 받아 화려한 밤의 전사로 부활하고 강변의 구시가와 초콜릿 박물관, 레스토랑과 쇼핑몰이 몰려 있는 호헤거리, 쉴거거리는 조명을 밝히고 호탕한 웃음소리가 넘친다. 구시가의 알터 광장이나 피쉬 광장에는 쾰른의 맥주인 쾰슈비어를 마시려는 이들로 시끌시끌하지만 관광지를 벗어나 쾰른의 섹시남, 화끈녀들의 아지트에 가고 싶다면 브라이트Breit - 에른Ehren - 호헨촐레른Hohenzollern - 아헤너Aachener 거리를 쭉 따라 걸으면 된다.

특히 호헨촐레른, 호헨스타우펜링Hohenstaunfenring 거리와 그 뒤편으로 벨기에 도시의 거리 이름을 가진 벨지안 구역Belgishen Vietel에 스타일리시한 노천카페, 바, 클럽들이 늘어서 있다. 셀프 세탁소로 꾸며진 에른거리의 카페 바쉬살롱CaféWaschsalon, 호헨슈타우펜링 거리의 대표 클럽인 서브웨이, 30대 세련된 직장인들이 몰린다는 플린스Fliens거리의 모던 레스토랑 올 바 원All Bar One이 인기다. Where to Go

- 루트비히 박물관

중앙역 옆 쾰른대성당 후면에위치. 화~일요일 10:00~18:00까지 오픈하며 매월 첫째 금요일은 22:00까지 연장 운영된다. 입장료는 성인 7.5유로. +49(0)221-22126165, www.museenkoeln.de - 가브리엘르 암만 디자이너 갤러리

클로드비히 플라츠에서 토이토부르거Teutoburger 거리 21번지 지하. 건물 입구 왼편에 갤러리로 통하는 경사진 길이 있다. +49(0)221-9328803. http://www.designers-gallery.com/

- 초콜릿 박물관schokoladenmuseum 6.50유로의 입장료를 내는 박물관 관람보다 앤초비처럼 포장된 초콜릿,초콜릿 양념통, 초콜릿 맥주 등 기발한 제품을 판매하는 숍이 더 재밌다. 전면 통유리를 이용해 강변의 전망을 볼 수 있는 카페에서 초콜릿 케이크나 핫 초콜릿을 맛볼 것. 쾰른 대성당에서 도이처 다리 방향으로 도보로 25분, 또는 U1반을 타고 호이마르크트Heumarkt 역에서 하차한다. +49(0)221-931888-0, http://www.schokoladenmuseum.de/


Where to Stay

플란드리셔 호프Flandrischer Hof 아주 심플한 비즈니스 호텔이지만 갤러리, 핫한 바와 레스토랑, 젊은 아티스트들의 디자이너숍이 몰려 있는 벨기에 구획과 5분 거리에 있다. 플란드리셔 거리 3-11번지. 싱글 스탠더드 70유로. 더블 스탠더드 185유로. +49-(0)221 20 36-0, http://www.flandrischerhof.de/

Where to Eat

브로이하우스 말츠뮈힐Brauhaus zur Malzm@hle 쾰른의 생기발랄한 쾰른의 브로이하우스와 쾰슈 맥주를 만끽할 수 있는 곳. 맥주를 비우자마자 자동적으로 바꿔주니 필요 없으면 노탱큐 하시길. 포크 스테이크와 독일식 감자샐러드, 삶은 야채가 한 가득 나오는 쾰른 스페셜 플레터는 2사람용으로 적당. 12 .9유로. 쾰슈 비어는 0.21리터 1.35유로. 호이마르크트Heumarkt 6번지.+49(0)221-21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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